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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을 알면 가상화폐의 미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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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4 2,920

‘화폐전쟁’을 알면 가상화폐의 미래가 보인다
- 중국이 기축통화인 달러의 권위에 도전할 ‘디지털 위안화’ 만들 때 코인은 적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4월 15일 6만3410달러(한화 7000만 원가량)로 최고가를 찍은 후 한 달 만에 45% 정도 하락한 3만5000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 6월 초순 현재 다소 오르긴 했으나 불안한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불을 붙인 것은 일론 머스크지만 그보다 더 강한 폭탄은 중국에서 왔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인터넷금융협회, 중국은행업협회, 중국결제업무협회는 5월 18일 공동 성명을 통해 금융기관, 결제기관 등 관련 기관의 가상화폐 관련 업무를 금지했다. 수차례의 경고에도 한껏 달아오른 가상화폐 시장에 중형 폭탄을 던진 셈이다. 중국 정부가 밝힌 이유는 가상화폐 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한 경고도 있지만, 2022년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즉 디지털 위안화가 자리 잡는 데 가상화폐가 방해가 된다는 게 주된 평가다.

세계 코인 채굴과 보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이 이 분야에서 손을 떼는 것에 대해 말들이 많다. 그런데 중국의 가상화폐 시장을 알기 위해서는 중국이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온 화폐전쟁과 전력 등 가상화폐 인프라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 두 가지 배경을 바탕으로, 중국으로 인해 가상화폐가 어떻게 변동될지를 읽어야만 위기를 피할 수 있다.

물론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의 관계, 가상화폐와 디지털 화폐의 미래 등에 대한 이해도 필수다. 그간 중국은 기축통화 문제에서는 ‘도광양회(韜光養晦, 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는 뜻)’의 자세를 지켜왔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촉발된 국제 금융 결제시장 환경의 변화로 인해 입장을 바꾸고 있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가상화폐 시장에 불고 있는 ‘중국풍’의 실체를 살펴보자.

중국이 종이화폐를 디지털 위안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가상화폐는 적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 역시 달러화의 디지털 화폐화를 진행할 때, 가상화폐가 경쟁자나 훼방꾼으로 인식되어 공격받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디지털 위안화 앞의 가상화폐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2007년 6월 출간되어 세계적으로 확산한 쑹훙빙의 <화폐전쟁(????)> 시리즈는 중국의 기축통화에 대한 입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책이다. 중국인들에게 그들이 간절히 원하는 ‘100달러 지폐’의 원가가 5센트라는 것을 밝히는 한편 로스차일드 가문을 주축으로 한 연방준비은행의 권력과 월가 금융 딜레마를 만천하에 알렸다.

중국은 이 책이 전 세계서 출간된 멋진 콘텐츠라는 데 자부심을 가졌지만, 커가는 세계경제 규모에 따라 찍어내는 달러의 권위에 도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대신에 내부적으로 현금보다는 알리페이(55.1%)나 위챗페이(38.9%) 등 전자결제 시장을 장려해 이제는 중국에서 현금을 보기가 힘들 만큼 변모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상화폐가 등장했다. 그리고 이미 세계 컴퓨터 생산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중국인만큼 가상화폐 채굴 시장으로 빠르게 뛰어들었다. 선전, 둥관 등 광둥성 첨단 도시와 신장, 네이멍구 등 비교적 저렴한 전기료가 이를 주도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의 65%는 중국이 고향이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앞서 밝힌 거래 금지는 물론이고 네이멍구 등에서 가상화폐 채굴 금지를 시행하고 있다. 강력한 통제국가인 만큼 중국 정부의 의지가 있다면, 이런 조치는 순식간에 힘을 얻게 된다. 2017년의 가상화폐 공개(ICO) 금지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등의 조치가 상대적으로 수동적인 부분이 있었다면, 최근 조치는 가상화폐와의 전쟁 선언으로 가는 마지막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위안-달러 간 화폐전쟁 성격도

중국 정부가 자국이 보유하고 있는 가상화폐의 이탈 등의 우려에도 이런 조치를 강행하는 것은 가상화폐가 ‘디지털 위안화’의 앞날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다. 가상화폐와 달리 명확한 실체가 있는 화폐이고, 중국 정부가 보증하는 화폐다. 종이 위안화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국 내에서는 물론이고 대외 거래에서도 쓰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위챗페이와 알리페이의 역할을 대행해가는 구조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중국 정부는 디지털 위안화의 부상을 위해 불안정한 가상화폐를 내버려 둘 수 없었다. 특히 가상화폐로 인해 일희일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정권 불안정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중국으로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달러화의 디지털 화폐화를 진행하기 전 미리 선수를 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특히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통해 디지털 위안화의 매력을 전 세계에 홍보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이 화폐전쟁에서 도광양회를 버리고, ‘유소작위(有所作爲,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 뜻)’로 간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위기의 가상화폐 인프라

앞서 밝혔 듯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가상화폐의 채굴국이자 보유국이다. 채굴된 가상화폐는 중국의 자산가들이 자신의 재산을 해외에 숨기는데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중국 자산가들로서는 흔적을 쉽게 찾기 힘든 가상화폐를 선호하는 것이 당연했다.

더욱이 부수적으로 가상화폐 자체의 가치가 올라가는 기적을 맛보았으니, 그 선호도는 더 커졌다. 그런데 이 장점이 결국은 가상화폐의 미래를 담보하지 못하게 만든다.  디지털 화폐와 가상화폐의 차이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디지털 화폐는 중앙은행이 실물화폐와 교환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안정적이다.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만큼 가상화폐처럼 널뛰기도 없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과의 상관관계도 명확하지는 않다. 가상화폐의 경우 대부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관리되어 왔다. 그런데 블록체인 기술의 최대 단점은 채굴이나 관리에서 막대한 전기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일론 머스크 역시 블록체인에 대해서 소극적으로 가는 과정에서 가장 큰 이유는 전기 소모를 들었다.

중국 정부 역시 이 문제를 주시할 수밖에 없다. 그간 신장과 네이멍구에서 채굴이 많았던 배경은 이 지역에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많았다는 점에 있다. 네이멍구나 실크로드를 가다보면 철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수천 킬로미터에 걸쳐서 풍력 발전기가 설치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천 킬로미터에 펼쳐진 이 지역 신재생에너지는 중국 전체 전력망과의 계통 연계가 쉽지 않은 상태에서 가상화폐 채굴에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당국이 암암리에 묵인한 점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 자체의 전력 소비가 늘어나자 더 이상 방관할 수 없게 됐다. 결국 2018년에 가상화폐 채굴업체에 전기 공급을 차단하고, 가상화폐 개인 간(P2P) 거래도 금지시켰다. 하지만 전체 전력을 통제하기는 쉽지 않아서 저렴한 전력들이 가상화폐 채굴에 활용되는 상태였지만, 중국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지금은 중국 내에서는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나 플랫폼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다.

달러화의 디지털 화폐화도 복병

중국은 디지털 화폐의 선점을 통해 달러화의 지배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모색하지만 성공 여부는 알 수 없다. 이 문제는 디지털 위안화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획득해야 가능한데, 단지 종이 위안화가 디지털 위안화로 바뀌었다고 해서 또는 디지털 화폐 시장에서 앞서나갔다고 해서 기축통화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문제와 상관없이 중국이 종이화폐를 디지털 위안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가상화폐는 적이 될 수밖에 없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암호화폐가 살아남기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채굴이나 기술의 개발, 보안 등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이 이 분야에서 손을 뗀다면 세계 가상화폐 시장은 존재 기반을 잃을 수 있다. 또한 미국 역시 달러화의 디지털 화폐화를 진행할 때, 가상화폐가 경쟁자나 훼방꾼으로 인식되어 공격받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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