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규제 가이드

01 덤핑의 개념

덤핑(dumping)은 일반적으로 원가이하 판매를 말한다. 여기서 원가란 제조원가(판매회사의 경우 상품구입비)에 판매비 및 판매관리비를 추가한 비용인 판매원가를 말한다. 덤핑은 국내시장과 국제시장에서 각각 이루어진다. 국내적으로는 경쟁사를 쓰러뜨리기 위해서 부당 염매를 할 경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에 관한 법률에 의해 규제된다.

국제무역에서 덤핑이라 함은 GATT 1947 제6조에서 정의되고 있는 개념으로 경제학적 의미의 덤핑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동 규정은 덤핑을 수출품의 가격이 수출품과 동일한 국내판매 물품의 가격보다 낮은 경우로 규정한다.

이는 일반적인 원칙에 불과하며 수출품의 가격과 국내의 동종물품의 가격 결정은 수출국과 원산국 및 수입국내의 특별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국제무역에서의 덤핑은 훨씬 복잡하고 광범위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국제시장에서의 덤핑이란 결국 ''가격차별화''라는 개념으로 정의될 수 있으며 가격차별화란 특정상품을 자국시장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특정국가에 낮은 가격에 판매(수출)하는 경우를 뜻한다.

02 덤핑을 하는 이유

왜 덤핑이 발생하는가?  다시 말해 수출자가 덤핑으로 수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원산국의 수출자가 수출을 통하여 국내 재고를 처분하고자 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최소한의 이윤이 확보되는 수준으로 수출가격을 책정하여 수출함으로써 단기적으로 기업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외에 수입국 내 경쟁자를 축출하기 위해서나 수입국 시장에서 수출자 자신의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도 덤핑수출이 행해진다. 이와 같이 덤핑은 수출기업의 특수상황과 해당시장의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어우러져 발생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첫째로 덤핑은 수입국시장에서 경쟁기업을 무너뜨려 시장지배력을 행사하기 위해서 하는 약탈적 덤핑(predatory pricing or monopolizing dumping)이 있다. 예컨대 수입국시장에서 수입만 하다가 새로운 물품을 생산하기 위하여 새로운 생산기업(산업)이 설립되는 초기에 외국의 수출기업이 수입국 기업의 생산초기의 어려움을 이용하여 약탈적 가격으로 대폭 수출가격을 낮추어 덤핑수출을 함으로써 수입국시장의 새로운 기업의 생성기반을 뿌리째 앗아가 버리는 경우이다. 이와 반대로 기존 수입국시장의 기업이 여러 요인으로 어려움에 처해 구조조정을 위해 시간이 필요할 때에 약탈적 가격으로 그 산업(기업)을 무너뜨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둘째로, 시장진출 또는 확장을 위한 덤핑(market expansion dumping)이 있다. 이는 새로운 시장접근을 위해 수출 초기에 시장개척차원에서 가격을 어느 정도 낮춤으로써 수입국시장에서 외국의 수출기업이 시장진출 또는 확장을 꾀하는 경우이다.

넷째로, 국영무역을 하는 국가에서 외화획득을 목적으로 덤핑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밖에도 다양한 양태와 목적으로 덤핑이 이루어지고 있다.

03 국제사회에서 덤핑을 규제하는 이유

국제무역규범에서 덤핑을 규제하는 이유는 덤핑으로 인하여 수입국 시장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수입국의 동종물품 생산기업은 외국으로부터 저가 수입이 증가하는 경우 판매가격을 낮추거나 또는 가격을 낮추지 않을 경우 판매물량이 감소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즉, 단가인하 또는 물량감소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부품, 소재 등 새로운 제품의 생산설비를 갖추어 상업적 생산에 들어간 기업은 그 기업(산업)이 뿌리를 내리기 전에 피해를 볼 수 있게 된다.

둘째, 이러한 기업의 피해는 결국 수입국의 고용유지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셋째, 덤핑 또한 수입국시장에서의 공정거래를 저해하게 되며 결국 수입국시장에 투자한 외국기업에도 피해를 주어 투자유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국제사회에서 시장개방이 수입국시장에서의 소비자 후생증진 및 경쟁촉진이라는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하에 덤핑을 규제하는 것이 공정거래, 고용유지, 투자보호, 장기적인 소비자보호 등을 위한다는 측면에서 정당성이 있다는 것이다.

01 경쟁정책과 무역정책의 충돌

일반적으로 무역정책과 경쟁정책은 경제적 효율성과 소비자 복지에 기여하기 위해 자유무역과 시장개방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양자가 동일한 목표를 지향하며 본질상 상호 보완적인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들 양 정책이 상호 충돌하는 방향으로 집행되는 경우가 많다.

무역정책의 경우를 보면 본래 자국민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이익이 생산자의 이익과 같은 정도로 보호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정치적으로 조직화된 생산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쪽으로 실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무역정책은 국가 전체의 후생증진이 이념적인 목적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현실적으로는 생산자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입법되거나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비하여 경쟁정책의 주된 목적은 생산자의 보호가 아니며 오히려 경쟁을 통해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무역정책이 생산자의 이익 중심으로 입법, 집행되는데 반하여 경쟁정책은 개별소비자의 이익을 우선하여 고려하기 때문에 양 정책간에는 충돌과 부조화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대표적인 무역관련조치가 반덤핑조치이다. 반덤핑조치 자체는 다자간 무역체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무차별원칙의 예외로 파악될 수 있는데 이는 전형적으로 국내산업인 생산자 이익을 보호하는 무역법으로서 소비자 이익 보호가 주목적인 경쟁법과 충돌을 가져온다.

02 반덤핑제도의 경쟁정책적 평가

WTO반덤핑협정에 따르면 수출국의 덤핑이 수입국의 기존 국내산업에 실질적인 피해를 유발하거나 그럴 위협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반덤핑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문제는 덤핑마진 산정에 있어 정상가격과 수출가격의 산출에 수입국이 재량을 발휘하여 덤핑마진이 과다하게 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종종 반덤핑조치는 국제 무역거래를 위축시키고 자유경쟁시장 기능을 경색시키는 효과(chilling effect)를 초래한다.

특히 경쟁정책과 반덤핑이 극명하게 상충되는 점은 반덤핑제도가 각국의 보호무역조치의 하나로 남용될 소지가 크기 때문에 경쟁의 기본 틀에 벗어나는 점이다. 예를 들어 어느 기업이 특정물품에 대해 반덤핑 혐의로 제소되었다고 가정하자. 이 기업은 거래상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잠재적 수입상으로 하여금 계약을 꺼리도록 만들 수 있다. 또한 제소당한 기업과 물품은 소비자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초래하여 수입국에서의 판매량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즉 반덤핑제도는 수입국의 경쟁자를 보호하는 일정의 수입제한조치로 활용되어 경쟁자체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경쟁정책에 정면으로 상충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EU는 공공이익 조항(publicint erest clause)과 유사한 공동체이익(community interest) 조항을 두어 반덤핑 조치의 부가요건을 갖추더라도 EU전체의 이익을 고려하여 부과하지 않을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공동체 이익을 고려할 경우 덤핑 조사대상물품과 동종물품의 역내 생산자의 이익은 물론 소비자의 이익도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공동체 이익조항을 적용하여 반덤핑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각 회원국간의 판단에 맡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미국은 이러한 조항을 두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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